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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 딸 김미루 누드 담은 사진전 개최

what's up?? 2009. 8. 24. 13:43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작가 김미루(28)는 폐허 속 자신의 모습을 렌즈에 담는다.

뉴욕과 캐나다, 런던, 파리 등지의 용도 폐기된 지하철 터널이나 지하묘지, 공장, 교량, 병원, 조선소를

찾아가 셔터를 누른다.

 

오싹한 공포,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배경들이다.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는 자신의 몸도 화면에서 빠지지 않는다.

작가는 장소를 선택한 뒤 카메라 앵글을 조정하며 타이머를 작동시킨다.

때로는 친구에게 셔터만 눌러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작업은 직감적이다. 콘셉트를 정하지 않는다. 무의식적이다.

 

김미루는 도올(檮杌) 김용옥(61) 교수의 막내딸이다. 뉴욕 컬럼비아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의

플랫인스티튜트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의대로 진학하려다 도시와 예술에 심취, 진로를 바꿨다고 한다.

 

자기 누드를 화면에 집어넣는 이유는 “살아있는 생물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폐허가 된 기찻길이나

공장을 담는 기록사진이었는데 뭔가 빠진 느낌이 들어 시작하게 됐다”며 “옷을 벗고 촬영하면 위험하게 느껴지는

공간이 편안하게 다가오며 나만의 공간으로 변한다”고 설명한다.

 

“모델을 고용할 수 없었고, 특히 그런 위험한 곳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나는 이런 곳을 들어가길 좋아하니까 가능하다.”

 

그림을 전공한 그녀가 사진에 주목한 것은 쥐를 스케치하면서부터다. “쥐가 죽은 후 뉴욕의 구석진 곳에서

쥐들을 사진에 담기 시작하면서 전혀 다른 세계를 발견하게 됐다.” 여기서 새로운 세계란 지하세상이다.

이후 ‘도시 탐험가’, ‘동굴 탐험가’라고 불리는 친구들과 정보를 교류하며 작업 장소를 찾기도 했다.

작업은 몰래 이뤄진다.

 

뉴욕 맨해튼 다리 위에서 촬영할 때는 위기일발이었다. “누가 신고했는지 작업이 끝난 후 경찰 헬기까지 떴다”며 웃는다.

파리 지하묘지인 카타콤에도 들렀다. 600만명의 유골 위에 누워 사진을 찍었다.

이 외에도 윌리엄스버그 다리, 리치먼드 발전소, 프리덤 터널, 뉴욕 최남단의 선박 폐기장, 파리 생자크 탑,

리비어 설탕공장도 놓치지 않았다.

 

서울에서는 철거 전 건물과 한강변 하수도를 택했다. 한강변 하수도는 봉준호(40) 감독의 영화 ‘괴물’이 한강다리

아래 하수도에서 촬영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른 장소다.

 

“익명의 군상으로 가득한 지상의 공간을 벗어날 때마다 나 자신이 새롭게 태어나고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낯설기만 했던 곳은 친숙한 곳, 위험한 곳은 놀이터, 거친 곳은 평화로운 곳으로 탈바꿈했다.”

 

김미루가 어렵게 찍은 이들 사진은 서울 청담동 갤러리현대 강남점에 걸린다. 이번 국내 데뷔전 ‘나도(裸都)의

우수(憂愁)’를 통해 50여점을 소개한다. 25일부터 9월13일까지 전시한다.

작품 수익금 일부는 도시화로 인해 소외된 이들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02-519-0800

 

미적 감각이 없어서 그런가 내가 보기엔 예전 윌리를 찾아라 생각이 나는 누드 ㅇㅇ